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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2편 다른 공간 - 2부) (2009) 본문

등등등/SF피겨소설

Y (2편 다른 공간 - 2부) (2009)

긴머리 2012. 2. 2. 21:56


 

 

 

"여긴 3662가... 아닌 것 같....................."

"뭐라구?...... 어? 뭐야?... 조신... 조신!!!............... 조신!......"

그녀와 첫 웜홀교신을 하려던 지그 사령관은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듯 했다.

영상도 없이 단지 잠깐 흘러나온 그녀의 목소리가......

 


   

 


 

 

* * * * * * * * * * * * * * * * * * * * * * * *

II

 다른 공간 - 2부 

 

* * * * * * * * * * * *

 

 

 

 


 

 

"괜찮니?..."

"응......"

방금 클럽에 도착, 쓰러질듯 택시에서 내린 Y를 곧바로 차에 태우고 엄마는 

집으로 향했다. 시간이 멈춘듯... 참을 수 없는 정적이 한동안 흘렀다.  

 

"우리 딸... 음...... 엄마한테... 얘기해줄 수 있어?"

"................."

"나중에... 할래?"

"................."

"엄마는... 무서워...... 흐흑.... 흑... 너...... 왜 그러니?...

내게도 정말 얘기 못하는거야?... 응?..."

"................."

"내 얘기... 듣고있니?..."

 

엄마는 신호등 앞에 잠깐 멈춘 뒤에야 백미러로 Y를 보려했다. 

뒷자리에 누워 있는 Y의 다리가 보였다.

"얘... Y...... 너 자니?"

순간!... 엄마는 뭔가의 느낌에! 서둘러 비상등을 켜고 차를 인도가에 세웠다. 

 

"어머!!! 이게 무슨일이야!.... 얘! Y! 정신차려~!"

Y의 코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어... 흐흑... 아이구 하느님... 어... 어엉.... 안돼!.... 으흐흑..." 

 

얼굴도 파랗고, 몸이 차가왔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엄마... 

정신 없이 Y의 코피를 닦으며, 한 손으론 그녀의 몸을 계속해서 쓸어냈다. 

"이게 무슨일이야... 흐흐흑... 얘! 정신차려봐... 응?... 얘야!... 내 딸..."

 

다행히 근처에 있던 행인 두 사람이 차 안의 상황을 목격하곤 곧바로 긴급전화를 해줬다. 

무릎과 가슴으로 Y를 꼭 끌어안은채... 울면서... 그들에게 고맙다고 계속해서 

인사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응급차가 도착했다. 

 

Y는 가수면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그 빛들만 떠올리고 있었다.

몸이 들리며 약간의 통증... 그리고 

희미하게 사람들 소리와 응급차의 번쩍거리는 불빛이 느껴졌다.

입에는 어느새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고, 옆에서 엄마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쇼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추운 날씨탓에 몸이 많이 굳어있고... 체온도 좀... 탈수 증세도 있구요.

삼사일 정도는 입원해 안정을 취하면서 자세한 진찰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응급실 한켠에서 주치의 M과 엄마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잠시 후 오서코치가 성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친구 사이인 M이 오서를 반갑게 맞았다.

오서에게도 친절히 설명하며 안심을 시킨 후 그는 응급실을 나갔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예......"

"음... 어머니... Y가 뭐라고 얘기 한 거... 없나요?"

"아...... 차를 타고 집으로 가다 애가 기절을 했어요. 타자마자 그랬던것 같아요... 흐흑...... 요즘 왜 그러는지...하고 물어 봤는데... 대답이 없길래... 흐흐흑..."

"...... 괜찮을 거예요... 어머니... 그럴 나이잖아요... 음... 그런데... 

쇼크가 좀 있었다고... 무슨......"

"의사분도 그렇고 저도 정확한 건 아직 모르겠어요. 차 안에서 코피가 좀 났었는데...

그 외엔... 좀 안정이 되면 차분히 물어봐야죠..."

"아... 예......"

 

오서는 순간 지난 번 월드때 락커룸 복도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어머니... Y 발은 어때요?..."

"예?... 발...이요?..."

"예"

"발이 왜?..."

"그때 말씀 드렸잖아요. Y가 지난번 경기 후 갑자기 발을 몹시 아파했었다구... 

잠깐동안... 그러면서 뭐에 홀린 듯 복도 사방을 둘러보고... 그랬어요. 좀 이상했죠..." 

"아!... 예... 맞아! 그랬다고 했었죠. 어... 닥터 M이 별 다른 얘기는 안했어요.

몸 전체적으로 다치거나 그런 증세는 없다구..."

"흠...... 다행이네요... Y는 건강하니 좀 쉬면 나아지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코치님... 쟤가 그때 뭘 봤던 거에요?..."

"............... 음... 글쎄... 저도 그게... 그 자리에 같이 있긴 했지만......"

"코치님... 지금 생각해보면 딸 아이가 월드 전부터... 

그전하곤 뭔가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예?..." 

"예. 자기 방에서 혼자 한참을 있거나, 종종 잠시 나갔다 온다 해 놓고
한참 늦은 밤에야 오거나... 
전엔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그냥 좀 늦은 사춘긴가?...
민감해져서 그런가? 그랬죠
... 남자 친구가 생긴것도 아니고...
아시잖아요. 아직 그런거엔 별 관심 없는거..." 

"예... 그런데... 혹 안 그럴 수도 있죠. 허허...
그 나이때 그런 건 비밀스러운 거잖아요... 하하..." 

"아니예요. 제가 왜 모르겠어요. 설령 그렇더라도 그런 거 숨길 아이도 아니고..." 

 

"예...... 흐흐... 흠...... 아마 본격적인 시니어로서 이것저것 부담감도 점점 커지고...

그게 큰 이유 같아요... 저 역시 그랬었죠! 그땐 술만 안먹었지... 흐흐...

아뭏튼 Y가 올 초부터 더 민감해 하는 건 저도 적잖이 느껴왔어요.

특히 요즘... 쉬럽코치와 스핀 훈련을 하다 그러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Y와 그녀는 문제가 전혀 없는데... 그래서 쉬럽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예... 알아요. 그런데... 이상한 건 스핀보다 오히려 스텝이나...

뭐 스파이럴 같은게 잘 안되는 거 같던데..."

"그러니까요! 저도 그게 이상해요. 스핀은 무척 좋아졌죠. 그거 느끼셨어요?...

그 스핀할때의 표정!... 코치인 저나 쉬럽이 겁이 날 정도로... 흐...

잘 안되면 혼자 가끔 소리도 지르고... 흠... 하지만 그건 충분히 이해가 돼요.

선수니까, 당연 그런 터프한 면도 좀 있어야하고..." 

"예... 그렇긴 한데 왜 유독 스핀때만 그러죠?... 

전 우리 애 그런 모습 최근에야 처음 봤어요." 

"............ 흐음... 스핀...... 그래요. 스핀때만 유독 그랬죠......"

 

"일단... 어머님도 좀 쉬시고... 오늘 무척 놀라셨을텐데...

Y에 대한 것은 더 시간을 갖고 보시죠... 그녀 몸부터 우선 추스리고...

추후에도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구요... 성장통은 누구나 다 있으니까..." 

"예... 그럼요...... 코치님들이 계시니까 한편으론 마음이 놓여요. 정말 고맙고..."

 

엄마와 오서는 Y 옆자리로 옮겨 잠시 이런저런 얘기를 더 나눴다. Y의 혈색이 

아까보단 그래도 나아져 있었다. 등 밑으로 손을 넣어보니 몸도 좀 따뜻해 졌고... 

 

엄마에게 윌슨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통화를 위해 그녀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생각에 잠긴듯한 눈으로 Y를 보고 있는 오서...      

오서 역시 그 날 분명히 목격했던 그 복도에서의 빛을 생각하고 있었다. 

막연하나마... Y와 그것과의 연관성을 추측하는듯... 

세계최고기록을 세우고... 락커룸으로 가던 중 통증때문이었는지 서둘러 

부츠끈을 푸는데... 그들을 에워싸듯 강렬하게 지나간 뭔가의 불빛!

그리고... 갑자기! 너무나 놀란 얼굴로 복도 끝을 응시하던 Y의 눈빛!    

 

오서는 담요를 조금 걷어서 Y의 발과 발목을 살펴봤다. 

약간 부어보였다. 근육도 여즉 굳어 있는듯 했고...   

그래도 별 외상의 흔적은 없어 보였기에 어느정도 안심이 됐다.  

("그녀 엄마의 말처럼...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쓰러진 Y를 서둘러 차에 태우는 통에 

기다리고 있던 운전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

미처 물어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흐음... 택시비를 꽤 지불했다는 거로 봐서

그 어디론가로... 상당히 먼거리를 걸었을거야......") 

담요를 다시 덮어주며... 오서는 마음이 아파왔다. 

 

"Y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 

심각한 기체 고장으로 표류중이던 동우주 특별수색팀은

우선 웜홀 통신 장치들의 수리를 어느정도 끝냈다. 

그러나 우주 좌표 추적기까지 수리를 마치려면 얼마나 더 시간이 소요될지 미지수였다. 

비행선 바깥 공간의 불가사의한 엄청난 압력으로 인해 외부수리는 불가능했다. 

게다가 생명보전시스템 UGROY마저 레아 에너지의 손실로 거의 최저 수준까지 

다운된 상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대원들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하루 빨리 좌표 추적기 수리를 끝내고, 동우주 접경지역의 제일 가까운 부대로부터  

레아 에너지를 웜홀공수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신은... 지그 사령관을 생각하고 있었다.  

("첫 웜홀교신이 시작되자마자 끊어지긴 했지만... 내 목소리를 들었을까?... 

우리가 전혀 다른 공간에 떨어졌음을 알고 있을까?...

만약... 알고 있다면 그는 분명 2차 수색팀을 파견할꺼야! 

시간내에 수리를 못 끝낸다면... 마지막 희망은... 지그.....")

   

그들이 생존해 있는 이 곳은 때때로 엄청난 공간 파동이 몰려오곤 했다. 

마치 파도처럼... 

그 정체를 알 수도 없었고... 그때마다 심각한 공포감에 떨어야만 했다.

이미 몇 몇 대원들은 미세한 정신착란 증세까지 보이고 있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짙은 청초록과 진분홍색의 사이키델릭한...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몽환적인 빛의 파장마저 눈과 머리를 어지럽게 했기 때문이다.

보호안경과 특수복을 착용했지만... 기체 외벽 보호장치 일부의 가동을 멈춰야 했기에

그 빛으로부터의 음습한 에너지가 온 몸을 뚫고 들어오는듯 했다.

여느 우주에선 전혀 본적이 없는 이 미지의 공간...

은하나 성단 또는 항성의 모습은 일체 보이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無의 공간이었다! 

 

어딘가에 갇힌듯한 느낌... 조신의 계산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메인 콘슬로에 기록된 데이타 상 분명 3662스펙타의 U592733 좌표에 있어야만 했다.

("만약 여기에서 탈출해 이곳의 정확한 좌표만 알 수 있다면...

그것은... 두 우주를 넘나드는 웜홀 여행의 엄청난 정보가 될거야... 

반드시 살아남아 이 새로운 정보들을 보고해야 돼!") 

 

순간, 그녀의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 

"그런데...... 바깥의 저 빛들은 어디에서 오는 거지?...

어?...... 흐흐흐... 그동안 이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봐~ 조신!" 

서둘러 2구역 분석실로 내려간 그녀는 OSXF로 채취한 데이타의 성분별 파장 그래프를 
뽑아 봤다. 
그 빛속엔 초거대 블랙홀에서 나오는 X선과 블랙홀 중심에서 뿜어져 나오는 

격렬한 에너지의 흐름인 제트의 잔존 여분들이 미세하게 검출되었다. 

 

"멀지 않은 곳에 분명 블랙홀이나 웜홀이 있을꺼야...

그런데... 그 공간 파동은 또 뭐지?

마치... 무슨 거대한 동물의 뱃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동우주나 동남우주의 그 어딘가... 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중간 지대나 경계 중력파막안에 갇힌 건 아닐까?" 

언제 왔는지... 불쑥! 1011스펙타 소속의 정보참사관 두두(Doodoo)가 말을 건네왔다. 

 

"메가웜홀을 통과할때 그것이 끊기면서 미처 중력파막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어딘지 

모를 중간 지대?... 그래, 이 전혀 다른 빈 공간으로 떨어진것은 아닌가... 말이야... 

만약 메가웜홀을 통과해서 동남우주의 2차 웜홀로 들어갔다가 끊긴거라면 

우리는 현재 미지의 중간 지대와 동남우주의 중력파막 사이 어딘가에 있는거구...

저 빛들과 공간 파동은 양쪽 우주에서 나오는 힘에 의해 이리저리 요동치는 

부산물들이고... 두 우주의... 우리처럼 미아가 된 에너지들이 서로 

뒤섞이고 있는 곳이야! 여기는..."


"미아...요?... 우...우리가 갇힌 거라구요?" 

"응..." 

"................ 그러면......

합동조사단이나 연합스펙타에서 2차 수색팀을 파견한다 해도..."

"그렇지... 우릴 찾을 수 없을꺼야! 여긴 계산할 수도...

설령 계산을 해낸다 쳐도 찾아온다는 것은 불가능해...

우린 그저 운이 없게도 웜홀이 끊기며 우연히 이곳으로 떨어진 거니까..."

"............... 그럼...... 우리 스스로 빠져 나갈 수도 없다는 거잖아요...

레아 에너지를 공수 받지 못하면... 어떻게..." 

조신은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옆에 있던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왜 그랬을까... 순간 지그와 함께 Y의 모습이 조신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무표정한 지그의 얼굴과 회전하고 있는 Y의 두 실루엣이 겹쳐지며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Y를 따라 의자를 빙글빙글 돌렸다. 

보호안경도 벗어 던졌다.

창 밖의 현란한 빛들과 두두와 우주선 내부의 인테리어가 반복해서 스쳐갔다.

    

"조ㅅ...!#ㅈ벽ㅇㄴ아8+*ㄷ져...노4*9..#ㅛ..ㄹ~ㅍ..어..서ㅍ..." 

희미하게 두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의자를 멈추게 한 두두가 목소리를 높였다! 

"조신!!!... 정신차려!... 자네도 치료캡슐에 있는 그 친구들처럼 이상증세가 있어! 

일단 오늘 내일은 푹 쉬는게 좋겠어. 이건 명령이야! 

동남우주 3662스펙타는 포기하고 다시 동우주로 귀환 할 방법을 협의중이야...

여기를 빠져나갈 방법이 혹 있을듯도 해..." 

 

........................................................ (2편-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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