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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1편 지그 Jig) (2009) 본문
"Y......는...... 무엇이지?......"
언제부턴가 그녀는... 이상한... 어디로부터인지도 모를 뭔가의 기시감을 느끼곤 했다.
어느날 갑자기 파고든 이 알길 없는 느낌에 대한 막연하고 불안한 걱정과 함께...
"어?... 스파이럴 엣지를 바꾸고 썩소를 던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왜... 또 갑자기 이 생각이......"
* * * * * * * * * * * * * * * * * * * * * * * *
I
지그(Jig)
* * * * * * * * * * * *
1012스펙타 - 조드(Jod)성운 - 858리온 - 조그(Jog)행성 - 5927사령부기지.
뜬눈으로 오직 이 시간만을 기다리다 깜박 잠이 든 후...
방금 전 화들짝 깬 젊은 사령관 지그(Jig)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뭔가를 찾고 있었다.
"제롤(필름형 리모콘)~~!!! 제롤 어딨어~~!!!"
오늘 방송될 그 중요 '의식'을 보기 위해 이틀 전, 군수처에서 새로 들여온
신형 WHS 방식의 '제로토(주: 일종의 입체홀로그램증폭기)' 작동법을
하룻밤 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고함 소리를 듣고 달려 온 부관참모 재그(Jag)는
지그 사령관의 거친 성격을 잘 아는지라 침을 한번 삼키고는...
제로토를 향해 개미 목소리처럼 말했다. "켜......"
아뿔싸!!!... 제로토에선 오늘 새벽까지 지그 사령관 바로 자신이 보던 낯 뜨거운
유료채널이 튀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최근 조그행성 컨템포러리 무비계의
스타로 떠오른 조아조아(Joajoa)양의 애절한 신음소리와 함께
너무도 화려한 입체 영상이 펼쳐졌다!...
"허...허헉!!!......" 지그는 말문이 막혀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이... 이....................."
"어떤 계............산기 같은 놈이 감히 내방에서 이따우 프로를 본거얏!!!!!!!"
재그는 한쪽 벽면에 벽지처럼 달라 붙은채... 숨도 못쉬고 있었다.
지그가 다시 소리쳤다.
"너... 너... 빨랑 튀어가서 누군지 잡아와...... 쁘~알리!!!... 뭐햇!!!~"
재그가 튀어 나가고... 그제서야 보이스오더였음이 생각난 그는 급한 마음에
또 소리를 쳤다. 애꿎은 조아조아양을 보며...
"빨리 돌려! 바꾸라구!...... 아무데나~!!!......" 돌아가지 않았다.
메뉴얼에 '아무데나 빨리 돌려'는 없었기에... 파랗다 못해 짙은 보라색이 된 얼굴로
계속 소리를 지르며 제로토를 부실듯 다가가다, 그 옆에 작게 떠 있는
기본 메뉴얼 홀로그라피 영상의 인터페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각종 영상정보나 프로그램 검색에 대한 오더방법과 전 우주의 스펙타와 은하
그리고 성운 또는 성단 및 리온 등의 좌표번호+기호그래픽이었다.
"어?... 맞아! 이거잖아......"
서둘러 큼지막한 소파에 몸을 던지며 짧게 소리 쳤다.
"메뉴얼!"
눈 앞으로 당겨져 온 메뉴얼 홀로그라피를 훓어 보다 'WHS'를 터치하니
곧바로 시야 가득 색색깔의 다이아그래픽들이 튀어 나왔다.
"음... 흠...... 근데... 이건 뭐...... 하옇튼 복잡해!!!"
"SNU! 3662SP! (그리고... 음...) M G P... 아니! S!!! E (흐...)"
웜홀을 통과하는 로딩 단계를 거치며 제로토의 홀로그램 스펙트럼이 바뀌어 갔다.
빠른 속도를 위해 비싼 '옵션내장형 WH양자증폭기'를 달은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미동도 않고 뚫어져라 제로토만 보고 있는 그에겐 마치 시간이 멈춘듯 했다.
갑자기 스펙트럼이 멈췄다. 잠시 후...
로딩을 끝낸 제로토는 "쥽쥽쥽..." 소리와 함께
작고 낯선 영상들을 온 방안 가득 쏟아내기 시작했다.
"뭐야?... 예상은 했지만...... 힘들구만 정말... 끄..."
똑같은 영상들이 축소되어 지나가고 있는 메뉴얼에서
그 '의식'과 비슷한 것을 선택한 후...
곧바로 "Figure Skating" "Y" 라고 주문해 봤다.
다행히 또 다른 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
거의 근사치까지 온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미 많은 시간 또한 지체됐다!
서둘러 추가오더를 계속했다.
"생방송!!!"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제로토에선 여전히 100여개가 넘는 영상들이 튀어 나왔다.
조급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둘러 보다... 하나를 찾아냈다!
"아!... 56!!!" "확대!!!"
낯익은 음악과 함께 드디어... Y의 홀로그램이 커다랗게 펼쳐졌다!!!
그런데......
"엑?... 내 이럴줄 알았어... 이런!... 허흐......"
방금 전 지나갔다라는것을 그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해설자들의 숨이
넘어가고 있었고 보고서 작성을 위해 숱하게 봤던 그녀 Y에 대한 조사로
그 순서를 꿰고 있었으니...
바로 3-3 점프는 이미 지나간 것이다! 지그는 속으로 또 열불이 나기 시작했다.
"3-3을 못보다니... 푸... 그 조아조아 땜시!!!..."
"내가 그걸 왜 봐갔구... 허..."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싸잡고 후회하는 와중에도 Y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El Tango de Roxanne..."
입에서 저절로 흘러 나온 자신의 말에 스스로가 놀라웠다.
부드러운 기타음과 함께 어느새 그녀의 스파이럴이 시작되었고
잠시 후, 엣지를 바꾼 뒤 던진 썩소!...
그녀의 강렬한 눈빛이 지그의 심장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어어............"
경직된 어깨와 손가락을 미세하게 떨며 마른 침을 삼켜댔다. 목구멍이 아팠다.
연신 토해져 나오는 두 해설자의 숨찬 외계어는 도대체가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종종 "꺅~ 꺅~" 하는 듯한 그들의 이상한 감탄 음성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성격 급한 지그로서는 신경을 자꾸 건드리는 그 말들이 무슨뜻인지 모르겠기에
몹시 답답했다. 작년... 먼 곳으로 파견한 정보장교 조신(Josin)이 갑자기 생각났다.
지난 시간 동안 미지의 세계로부터 날아온 그 데이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던
그녀가 없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동남(東南)우주'로 보내진 조신의 1차 임무는 데이타 분석으로 알게된
'피겨'라는 이름의 이 이상한 '얼음 위 의식' 즉 위험한 '경쟁 의식'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옆 우주의 어디인지를 알아내고, 그 곳의 현 상황과 조드성운과의 차이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바로, 자기들과 비슷한 형체의 그 생명체들은
과연 R뮤턴트(고등계 돌연변이종)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동(東)우주'의 전체 생물을 멸망으로 이끌 수도 있는 심각한 사유였기에!!!
"으?... 또 놓쳤다..."
어느새 Y는 플라잉 싯 스핀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윽..." 또 강렬한 표정...
스텝...
"러츠!!!"
손과 발... 촥! 촥! 추와~악...
"으흐흠......"
벌어진 입사이로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
여성(뮤트)인듯한... 해설자들도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의 비명에 가까운...
"어흐... 정말 뭐라고 하는거야?..."
그 뜻을 알 수는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들의 심정은 알 것 같았다.
잔♬잔♬잔♬잔~ 잔♬잔♬잔♬자~잔!!!♬ 잔짜~자♬......
본격적인 스텝...
레이벡... 비엘만...
"이나바우어~~~~~ 더블악셀!!!"
"%$#&$#@.....$+\&#@...%$#&+=#%...+&#&$#%@..."
또 쏟아지는 여인(뮤턴)들의 비명!
그녀들과는 반대로 지그는 휘둥그런 눈을 한채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었다.
컴비 스핀...
체인지 엣지...
마지막 스피~~~인...
짠!!!♬...
".................. 흐흠...... 드디어... 봤네... 라이브......"
모두들 일어나고...
"저기는 뭔가 끝나면 무조건 손바닥을 치는군...
그리고... 지금은 왜... 일어나는거야?..."
환희에 찬 표정으로 답례하는 Y...
이어 작은 문에서 누군가를 만나는데...
"어?... 저... 외계인은 누구야?... 처음 보는데...
그전엔 여자(뮤타)였잖아!
이번엔... 남자(쥬타)인거 같은데... 바꼈네...
예전 남자하곤 다르고... 새 사령관?...
아니야... 조신이... 뭐라고 했더라?...
선생?... 아뭏튼..."
"아... 슬로우로 보여주는구나!
3-3!!!... 봤다! 봤어! 오우~~
으... 스파이럴... 저 표정...
러츠... 흐...
이나... 악셀... 스핀......"
("허............... 그런데... 내가 왜... 이런......")
점수발표때 놀라는 Y...
"왜 놀라지?......
71.95?...... 7이 맨 앞에 나오네?...
이런 표시가 있었나?... 그전에?...
못본거 같은데......"
갑자기 Y를 조사하다 알게된 '프로토콜'이라는게 생각났다.
그것에 대해 아직 정확히 이해는 못하고 있었지만...
'행위'의 수준과 그 표시체계상의 상관관계는 막연하나마 느끼고 있었다.
"음... 뭔가 다르니까 표시도 다른거겠지?...
그전 탱고들 하고 다르잖아!...
그 정도는 알 수 있어! 이제는... 흐흐...
아뭏튼... 나도 이렇게 뭔가 이상한데... 저 쪽 외계인들이야......"
("............ 흠...... 옛날 그 뮤턴트들이나 변질종들의 심정이 이랬을까?...")
"아?... 아~!... 이럴때 일어나서 양손을 치는거야!... 흠... 재밌네...
"뭔가 멋있다라는 표현?...
그래... 데이타로 보던것 하고는... 하옇튼 달라... 확실히!"
("그런데............")
그동안 Y를 보거나 잠상으로 떠올릴때마다 늘 느껴지던 혼란스러움을 넘어
지금의 그는... 정체모를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한 스텝 뒤로 돌려!!!... 더 확대해서!"
제로토에게 소리쳤다.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 영상 앞으로 다가갔다.
지그의 반짝이는 옷과 얼굴은 온통 Y의 홀로그램으로 물들었다.
바로 코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그녀...
마치 그 빛을 잡아보려는 듯... Y에게 손을 가져 갔다.
순간!
"쥬슈슈슈슈슈슉~!!!"
"앗!......"
갑작스런 펄스쇼크로 깜짝 놀람과 동시에
번쩍하며 Y의 얼굴이 흰 빛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뭐야? 제로토!!!......"
제로토로부터의 아무런 반응이 없다...
"제로토!... 제로토!... 야!!!... 어이!......"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쥽... 쥽... 쥽..." 다시 소리가 들렸다.
메뉴얼에서였다. 곧이어 홀로그라피에 지나가는 메세지...
*** U236194웜홀 끊겼음 *** 대체 웜홀 찾는 중 *** U236194웜홀 끊겼...***......
사운드도 멈춘 조용한 방...
지그의 눈 앞엔... 자기를 보고 있는 멈쳐진 Y의 영상!
옆 머리와 손가락... 온 몸에 땀방울이 맺혔다.
살아있는 듯한 그녀와 눈을 맞춘채 도저히 얼굴을 돌릴 수가 없었다......
`````````````````````````````````
"아......"
키스 앤 크라이존에서 나와 복도를 걷고 있던 Y는 갑자기
신고 있던 스케이트부츠를 만졌다.
발목이 끊어질듯 아파왔다. 아니 발 전체가 뜨거워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 털석 주저 앉아 서둘러 부츠 끈을 푸는데... 순간! 보진 못했지만...
그녀는 분명 복도 벽면 가득 뭔가가 스쳐갔음을 느꼈다.
휙! 고개를 들어보니, 놀란듯한 표정으로 오서코치와 스텝들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옆을 돌아봤다. 사람들 사이로 보일듯 말듯 뭔가가 빛나다가 이내 사라졌다.
"뭐지?......" 멍하니 한참을 바라봤다.
다시 끈을 풀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발목 통증과 부츠 속 열기가 사라진 것이다.
"어?......"
"왜?...... 많이 아프니?..." 같이 복도 끝을 보던 오서코치가 물었다.
"예?... 아......... 예... 아! 아니요..."
부축을 받고 일어난 Y는 반쯤 풀린 한쪽 부츠 때문에 약간
부자연스런 걸음이 되어 락커룸으로 향하다...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뒤를 돌아봤다!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는 긴 복도만이......
`````````````````````````````````
2년(주: 조그행성의 1년은 지구행성의 1년과 비슷) 전...
동우주 1011과 1012 두 스펙타 경계에서 이상한 반사신호가 포착된다.
역 X선 추적기 OSXF에서 나온 데이타는 동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었던 광물질의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 반사 스펙트럼을 분광분리가속기로 차환해보니
놀랍게도 인공적인 비행체의 일부일 것으로 여겨지는 파편 영상들이 나왔다.
두 스펙타의 사령관은 곧바로 그 괴 비행체 조사를 위한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색에
들어간다. 지그 사령관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을 운명적 조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사건은 두 스펙타만이 아닌 동우주의 전체 127개 연합스펙타 모두를
발칵 뒤집어 놓았는데... 바로 그 파편들은 그동안 동우주에서 만들어진 적이 없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정밀 구조 스펙트럼 분석 후 나온 1차 결론은...
알려진 적이 없는 전혀 다른 물질이라는 것.
곧바로 이어진 127개 전체 연합스펙타별 기존 데이타들에 대한 2차 정밀 조사 후,
최종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던 과학자들은... 일단 동우주 내에는 없고, 생성될 수도
없기에 전혀 다른세계의 것이지 않을까라는 추론과 함께 동남우주를 후보로 꼽았다.
어이없기도 했지만 더 심각한 파장은... 이것을 동우주인들이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힘든 문제였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동우주의 륭(주: 지구행성의 인류종 같은)
역사 이래로 동남우주에서 동우주의 중력파막을 통과해 뭔가가 건너왔다라고
여겨진 그 어떤 기록도 없었고, 또 그들의 지적 구조상 그러한 개념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전체 동우주를 술렁이게 한 이 사건의 충격파는 당연히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혼란을 막기 위해 그들의 지식을 총 동원하여 마련한 연합스펙타본부의 공식 입장은
"이번 사건은 동남우주에서 생긴 미지의 '웜홀(Wormhole)'을 통해 우연히 동우주로
빨려들어 온 최초의 사건으로 판단된다. 좀 더 정확한 규명을 위해 조만간 특별수색팀을
동남우주로 파견할 것이다." 라는 짤막한 방송이었다.(주: 우리은하(미리내=갤럭시)가
있는 3662스펙타의 탄생지 '동남우주'와 조드성운이 있는 1012스펙타의 탄생지
'동우주' 사이엔,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전혀 다른 '차원 개념'의 중력파막과 미지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012스펙타가 소속된 127개 연합스펙타의
동우주는 우주전체에서 3번째 빅뱅(Big Bang)이후 생겨난 우주인데, 안드로메다와
갤럭시 은하 등이 있는 5번째 빅뱅으로 생겨난 동남우주와 매우 근접해 있다.)
두 우주를 넘나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오래 전 제기된 이론은...
두 우주 각각 미지의 '블랙홀(Blackhole)'을 통해 엄청난 양의 중력과 에너지가
모여지고, 소웜홀을 거쳐 그것이 빠져나가는 역시 두 우주 양쪽 '화이트홀(Whitehole)'의 가운데 지점이 회오리 꼬리처럼 무한대로 길어지다
우연히! 연결되면서 '메가웜홀'이 만들어진다.
바로 그때 양쪽의 엄청난 에너지로 인해 서로의 중력파막을
끌어당겨((마치 종이(우주공간)를 확! 구기는 것처럼)) 거리가 좁혀지며
웜홀의 길이가 줄어드는 대신 지름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두 우주의 막대한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상대편 우주로 교차 이동'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웜홀을 찾기 위해 각 스펙타별로 진행된 무수한 생물, 무생물 실험들은
모두 실패했는데... 이후 구성된 연합스펙타 연구단의 처참한 희생과 노력으로
85년 전 동우주내의 가능성이 예상되는 웜홀지점에 대한 계략적인 첫번째
'블랙홀 & 화이트홀 & 웜홀맵'이 만들어지게 된다.
각 홀마다의 더 정밀한 위치, 크기, 속도, 구성물질, X선 종류와 강도 등의 분석자료들이
속속 쌓여가던 중, 결정적인 장치가 개발되면서 '웜홀 탐색'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다.
조그행성의 한 군수업체 소속 조조(Jojo)라는 특수 뮤턴트 연구원에 의해,
블랙 & 화이트홀에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XXoorovim류의 막대한 X전자기파를
인공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X전자기파동 무한 양자증폭기'가 만들어지면서
헬류급 이상으로 양자증폭된 전자기파동이나 양전자기파화 된 생물의
'웜홀 통과'가 비로소 가능케 되었다.
즉, 몇가지의 종류로 그렇게 양자증폭된 막대한 에너지는
동우주의 블랙홀-1차웜홀-화이트홀-접점메가웜홀을 통과해 비로소 동남우주쪽
화이트홀로 들어가게 된다. 그것은 양쪽의 화이트홀이 만나 마치 빨대처럼
서로의 우주공간을 엄청나게 끌어당기면서 공간이 접어지고 메가웜홀을 눌러
지름이 커지는 순간, 그 두 우주의 엄청난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교차 이동되기 때문이다. 그 이동되는 힘에 의해 찌그러졌던 공간은 다시 펴지게 된다.
당연히 매우 역동적이고 불규칙한 두 우주의 연결고리인 메가웜홀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데... 만약 어느 순간 끊어진다면, 양쪽 우주의 화이트홀은 아주 짧은 시간에
사라지며 블랙홀로 바뀐다. 그러나 이미 엄청난 양과 속도의 동우주 중력파의
보존 에너지까지 갖고 있는 양자증폭에너지는 벌써 그 동남우주의 블랙홀을 통과해
전혀 다른 공간에 가 있을 것이다. 매우 위험한 미지수의 과정이지만...
이것이 두 우주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것을 통해 지난 번
조신도 포함된 특별수색팀이 생명을 무릅쓰고 동남우주로 가게 되었던 것이다.
동우주에서 X전자기파동 무한 양자증폭기가 개발되기 전에는
그 어떤것도 두 우주의 경계 중력파막을 통과한 적이 없었다.
오래 전, 단 한번을 빼고는...
브르고성운 22574HZ 거대 항성의 초신성 폭발시 일시적으로 생긴 소웜홀을 통해
우연히 파편 한 조각이 동우주의 중력파막 경계를 뚫고 나가게 된다.
그 속에 의미심장한 에너지를 실은채...
한편... 지그는 이 괴 비행체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조사의 신중을 기했다.
대략 2천광년 정도의 공간을 OSXF와 광자기 파동기 HGGF까지 동원해 정밀하게 찾아본 결과, 괴 비행체의 꼬리와 머리부분의 것으로 짐작되는 소량의 파편 조각들을 찾아냈다.
구조 분석을 통해 꽤 오래 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고등생물들이 타고 있었을 것으로
파악되었고, 함께 발견된 작은 박스속에 있던 유일하게 손상도가 적은
몇 개의 둥근물체(주: CD)들에 대해 지그는 합동조사단원으로 있던 미모의 정보장교
조신에게 추가 분석을 지시했다. 분석 결과 역시 옆 우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일종의 저장툴로 밝혀졌고... 동우주 연합스펙타식으로 어렵게 변환시켜보니,
온통 처음보는 율동 같은 영상들이 들어 있었다.
1011스펙타 사령관 딩딩랑도롱(D.D.R.d.r) 역시 그것이 당췌 무슨 행위인지 몰랐다.
의문에 쌓인채 X-파일이 된 그 1, 2차 조사 후... 지그는 은퇴한 어떤 역사생물학자
조메로(Jomero)와의 충격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2편에서 이어짐)
그가 보여준 비밀 문서와 여러장의 홀로그램 사진 및 영상들을 통해 그 둥근물체에
저장된 Y라는 옆 우주의 지적고등생물이 보여준 '이상한 의식' 같은 행위들은,
먼 과거 동우주의 몇 몇 스펙타에서도 R뮤턴트들에 의해 촉발되어 폭발적으로 번지다
한순간 자취를 감춘 일종의 왕위를 뽑는 여러종류의 '경쟁 의식'같은 것의 한 종류였고,
그것으로 인해 발발한 여러 리온과 행성간의 전쟁으로 초유의 위기까지 갔었으며,
어렵게 구성된 연합스펙타의 진압 성공 후 그런 종류의 전염병 같은 모든 의식들은
영구삭제처리와 동시에 오래전 그 각 전쟁시기마다 절대금기시 되었던 것을 알게 된다.
지그로선 그런 사실들... 그 숨겨진 역사에 대해선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그 자신과 동우주인 전체의 정신과 육체에 대한 정말이지
믿기 힘든 사실까지 알게 된 것이다! 바로, 그 실체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던
비밀스럽고 실재로 존재하는 유전자의회!!! 그리고 그 유전자들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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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에서 성체로 발현되는 초기단계시 여러 금기 역사들에서 나왔던 돌연변이적
요인들을 의도적으로 '유전자의회(동우주의 현역 99종 유전자 즉, 유전자패밀리를
대표해 127개 연합스펙타의 전체 생명체계를 총괄 콘트롤하는 근본조직체)'에서
삭제처리(유전자 원본으로의 수복-교체)를 했다.
성체들이 갖는 생존과 학습하고자 하는 본능의 경계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화학적으로 프로그래밍(유전자 구조화)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고등계 돌연변이 즉,
유전자의 R뮤턴트화를 막기 위한 유전자패밀리의 오랜 전략이었다.
동우주의 다른 스펙타처럼 조드성운의 성체(주: 모든 생물)들도 타고난 의미와 역활이 모두 다르게 태어났다. 그것은 '무차별 무한 생존 경쟁이라는 진화과정의 최초 본능'이
먼 과거 어느 시점에서 우연히 바뀌며 오랜 시간을 거쳐 자연스럽게 소멸되었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그들은 처음부터의 개체 시작이...
그 생물들 중 고등생물 '륭'의 예를 든다면 왕(톨탄)은 태생적 왕족으로 태어나고,
사령관(글렌) 역시 태생이 사령관이고, 학자(류오)는 학자이고, 요리사(가에보로)는
요리사였다. 각자 타고난 계열의 본능적 경계내에서 무의식적으로 자라났고
삶을 살아갔다. 매우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예상되는 타 우주(주: 동남우주의 지구행성 같은)의 생물처럼 무작위적인
생존 경쟁을 통한 '우연한 변형 진화'의 개념이 존재치 않았던 것이다.
이미 그런 단계를 오래전에 거치며 나름의 '안정적인 유전자 전달 고리'를 체득한
동우주의 유전자패밀리들은 유전자의회를 앞세워 '일시적 혁명'보다는
생명체계의 '영원한 안정'을 추구했다.
그런 와중에 터진 가장 최근의 역사는 숨어서 은신하던 신종 R뮤턴트-404와의
전쟁이었다. R뮤턴트-404의 유전자구조로 발현된 성체들에 의해 시작된
그 '왕뽑기 의식(경쟁을 통한)'은 처음엔 전혀 이해 못할 그저 이상 야릇하고 위험한
개념이었다가, 서서히 생각지도 못한 중독성이 파급되면서 평온했던 여러 리온과
성운 그리고 더 나아가 스펙타를 변질시키며 치명적인 암덩어리로 발전한다.
'생존 경쟁 개념'을 심화시킨 R뮤턴트들의 반란으로 인해 발생한 전쟁으로 심각한
기로에까지 섰던 유전자의회는 다행히 배아세포국이 우연하게 발견한
R뮤턴트-404 유전자체계의 기원 생명고리를 찾아내면서 더 이상의 R뮤턴트
성체로의 발현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었고, 그 반란을 잠재우게 되었다.
이후 핵심 R뮤턴트들은 사살되고, 많은 수의 변질 유전자들도 폐처리되거나
다시 유전자 화학처리(유전자 수복)되면서 그나마 짧은 14만여년 동안 진행된
73차 동우주 '유전자 전쟁'은 종결되었다.
전체 유전자패밀리와 그 대표기관인 유전자의회의 존속에 여러 종류의 변형 유전자들은
최초의 원조 99종 유전자들이 갖고 있지 못했던 뭔가를 갖고 있었기에...
멸종시킬 수는 없었다. 그야말로 그들 유전자패밀리의 오랜 '딜레마'이며 '필요'이고
미래의 '비전'과도 같은 것이다!
유전자의회는 오랜 시간동안 우주환경의 변화와 유전자 반란 등의 치열한 역사를
거쳐 오면서 총 28종의 구(舊) 유전자를 현역에서 밀어내고, 새로운 방패로서
28종의 신(新) 유전자를 만들어왔다. 가장 최근의 안정된 구조인 '잘(Zal)'값을 통해
탄생한(5억년 전) 신규 99번째의 패밀리가 바로 'Z계열(Z유전자를 만드는 그룹 군)'
이다. 유전자의회는 안전하게 치환되어 Z유전자구조화된 그 변형 유전자들과
기존 유전자들을 적절히 섞어 여러 종의 성체로 발현시켰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시시각각 변하는 우주공간 속 블랙 에너지 등의 파동을
감당해내기 위해선, 바로 유전자 스스로가 만들어낸(찾아낸) 이 Z유전자가
꼭 있어야만 한다. Z유전자구조의 강한 생명고리로 전체 유전자서열이 결속되어
있어야만 각종 우주 중력파나 우주 선(線) 그리고 블랙 에너지나 암흑 물질 등(주:
동우주에도 생존과 관련된 또 다른 변수! 바로 '기생생물(Parasites)'이 존재 하는데, 지구행성의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해당하는 대표적 '지곤(Zigoun),
샤몰가(Syamorga), 조모가르게(Xomogarge), 우고바르(Uggovar)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고등생물(각종 동식물)로 진화한 원조 99종 유전자의 시작점이 되는
생물활동 초기의 원시생물들이다.
유전자의회가 가장 위험하게 생각하는 고등성체((쏘일로가(나무), 가큐(염소),
륭(인간)... 같은))를 만드는 'R뮤턴트(고등계 돌연변이종)'와 이 기생생물종은
많은 차이가 있는데, 기생생물계에도 여러 돌연변이종들이 종종 생겨나지만
그 개체수 확대에는 이상하게도 대부분 실패한다.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초기의
원시적인 형태와 구조를 유지한채 기생할 숙주의 세포를 찾아 다닌다. 즉,
유전자패밀리의 강력한 방패막 'Z유전자의 세포'로 침투하기 위해 오랜 잠복기의
주기로 나타나 어느정도의 이득(피해)을 챙기기도 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은데,
그것은 그때마다 유전자의회가 Z값에 약간의 변형을 주어(이때 안정적으로 치환된
여러 종류의 변형 유전자들이 필요하다) 막아냈기 때문이다.
Z유전자가 만들어진 이후의 5억년 동안 유전자의회는 패밀리를 위해 정확히
그렇게 해 왔다((Z유전자 훨씬 이전의 유전자들도 똑같이 그러한 역활을 해 왔는데, 그런 와중 필요가 없어진 일부 유전자(28종)를 전략적으로 삭제(제거=은퇴=잠재)
처리 시킨 오랜 역사 또한 유전자패밀리는 갖고 있다)). 이 기생생물들의 유전자는
그렇기에 동우주의 모든 생물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그 100번째의 유전자는
아닌듯 싶다.)으로부터 생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격히 따지면 지그 사령관의 계통 조상은 Z계열이다.
이것엔 엄청난 이야기가 숨어 있다...
현재의 안정적 Z값을 만들어내기까지 각 유전자는 수 많은(404번의) 유전자 반란을
겪어야만 했고, 유전자 스스로의 영속적 전달 즉, 후대에게 전해지는 유전을 통한
영원한 생존을 위해 수 십억년의 진화를 통해 만들어낸 엔진 같은 유전자 덩어리!
바로 유전자를 안전하게 전달해 줄 중간 중간의 기착점인 고등생물 성체가 비로소
구현되면서 그것을 총괄 관리하는 유전자의회라는 안정적인 동맹콘트롤체제까지가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유전자의회인 <게소(Gesou)-푸그(Poog)-톨(Tor)......잘(Zal)>까지의
현 99가지 유전자체제는 여전히 많은 미지수와 함수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만약 '잘(Z유전자)' 이후의 새로운 생명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면...
즉, 99종 전체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유전자의 필요'가 생긴다면!...
현재의 현역 99종 유전자들 중 1가지는 반드시 '삭제' 되어야 한다. 억지로
100개째의 종을 편입시키면 전체체제가 완전히 무너진다는 '동우주의 법칙'을
오랜 진화를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영특한 유전자패밀리 이기에, 그때가 되면
각 유전자마다의 규모나 힘과 상관없이 시간을 들여 그 상황에 꼭 필요치 않은
1종의 유전자를 유전자의회가 스스로 제거하고 그 자리를 다른 유전자로 채울 것이다.
물론 그것은 쉽지 않은 과정과 근원적인 딜레마를 갖고 있다.
새로 채워야 할 유전자구조가 이미 삭제되었던
구 유전자에서 찾아진다면 평화로운(?)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신규 유전자의 생명고리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어디에서?......(4편에서 이어짐)
Z계열은 5억년 전에 새로운 목적으로 편입된 유전자패밀리 역사의 127번째 가족이다.
즉, 동우주 127개 연합스펙타의 막내이다. 연합스펙타 각각은 이렇게
각기 다른 유전자들의 모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99종의 현역 유전자체제 유지를 위해 127종의 유전자들 중 제거된 28종의 나머지
유전자들은 미스테리 같은 의미심장한 존재... '잠재 패밀리'로 구분되어
활동을 멈추고 긴 휴지기에 있으며, 유전자의 전달체인 성체를 만들어내는
현역 99개 유전자패밀리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어떤 시점에서 다시 현역으로의
역활 교체를 하기 위함인데... 그것 역시 미지수이다.
여기까지가... 동우주 127개 연합스펙타의 생명체계와 역사에 대한 계략적인 설명이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 바로 옆 우주로부터 날아온 괴 생명체에 대한 정보...
데이타속에 등장하는 문제의 그 '경쟁 의식'을 치루고 있던 생명체 Y의 유전자 정보는?
R뮤턴트... 경쟁... 그리고 미지의 동남우주...
이것은, 동우주인(유전자)들에겐 생존을 건 질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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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그녀...... Y는... 누구지?... 어떤 유전자의 소유자인가?...
Y가 속한 그 우주의 생물은 혹... 우리를 한 번 멸망시켰던... 그 100번째 유전자?...
오래 전... 유일하게 동우주의 중력파막을 탈출한... 그것의... 후예?..."
그녀에 대한 아이러니한 상념들이 지그의 머리 속을 스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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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II 다른 공간'에서 이어집니다. (꺼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