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N E W R O ˚

부츠에 관한 짧은(?)생각 그리고 긴글... 본문

김연아/토크 2008

부츠에 관한 짧은(?)생각 그리고 긴글...

긴머리 2012. 3. 18. 08:47




볼래님 (2007.02.22. 02:00)





연아선수가 일본에서 맞추어 온 부츠가 발에 맞지 않는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피겨선수에게 스케이트는 없어서는 안될 도구이고, 스케이트 때문에 은퇴까지 고려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모두들 이번 부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을 겁니다. 저도 그랬고 물론 연아선수도 그랬겠지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부츠가 맞지 않는다는 기사가 뜨자마자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군요. 
안타깝다는 반응부터 일본장인의 음모론(?)까지요....^^;;
저도 부츠문제가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맞춤부츠에 대해서는 조금 오해가 있지 않나 싶어서 글 하나 올립니다.
연아선수에게는 워낙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고 글을 쓰다보면 오해가 생길 요소들이 많은 문제라서 약간 걱정도 되고요.
아무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선 모두들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1. "맞춤부츠는 기성부츠보다 좋다."
2. "맞춤부츠는 선수의 발에 꼭 맞는다."
3. "장인은 바로 선수의 발에 꼭 맞는 부츠를 제작할 수 있다."
일 것 같습니다.

저는 위의 세가지 생각이 모두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번째, 맞춤부츠가 기성부츠보다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기성부츠는 평균적인 치수를 사용하여 제작되기 때문에 모든 선수의 발에 꼭 맞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제품이라면 수십년간(혹은 그 이상) 축적된 기술력이나 한해에도 수천수만 켤레를 생산한 경험이 소수의 사람만을 위해서 제품을 제작하는 장인에 비해 모자랄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지요. 
일단 모든 선수가 맞춤부츠를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맞춤부츠가 꼭 더 나은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기성부츠에서 맞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선수는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기성부츠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부츠를 그냥 그대로 신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발모양이 다르고 뼈모양도 다르고 스케이팅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죠. 일단 자기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부츠를 사고 발에 맞게 모양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신고 운동을 하면서 가죽이 선수의 발에 맞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구요. 연아선수도 그렇게 해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부츠가 자꾸 망가지는 문제가 생겨서 이런저런 방법을 찾다가 결국은 맞춤부츠를 사용해 보기로 결정한거지요.  사실 선수가 아프다는데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 보는 것이지 맞춤부츠가 더 나을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일 거라고 생각하는게 두번째와 세번째의 문제인데요.
전 맞춤부츠가 단번에 선수의 발에 꼭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딱 맞는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할까요??
 
운동종목 중에서 부츠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이 경기결과에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스케이팅이고 다른 하나는 승마입니다. 둘 다 가죽으로 된 부츠를 신어야 하고 부츠가 길이 들 때까지는 엄청난 고생을 해야한다는 점도 비슷하지요. 
승마부츠도 스케이트처럼 맞춤과 기성이 모두 존재하지만 스케이트와 달리 승마부츠는 일반인이라도 거의 맞춤부츠를 사용합니다. 짧은 스케이트용 부츠와 달리 승마부츠는 긴 장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길이, 발폭, 발높이 이외에도 종아리나 발목의 굵기, 다리의 길이 등의 치수가 더 필요합니다. 이 치수들을 모두 고려해서 평균치를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맞춤부츠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한 브랜드의 경우에도 맞춤으로 부츠를 제작해주는 경우가 기성품을 만들어 파는 경우만큼이나 많습니다.
당연히 스케이트보다는 맞춤부츠가 훨씬 발달되어 있다고 생각해야 되겠지요??
 
그러면 맞춰서 신는 승마부츠는 발에 꼭 맞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니라는 겁니다.
몸이 자라거나 살이 찌고 빠져서 치수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언제나  같은 부츠가 제작되어야 할텐데 그렇지를 못한 것이죠. 구두를 만들 장인이 필요한 치수를 재서 부츠를 만드는데도 길이가 짧기도 하고 크기도 하고 발에 맞출 수 없어서 다시 맞춰야 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처음부터 발에 꼭 맞는 부츠를 장만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면 믿으실까요?? 그렇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치수에서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고 만들때 사용하는 재료의 미세한 차이 때문일 수도 있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부츠를 주문하는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사항들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장인이 실제로 부츠를 신어보면서 제작을 하거나 조정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성화와 같이 기본치수로 틀을 잡고 이외의 모든 사항은 전적으로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서 제작을 해야하는 겁니다. 그런데 주문자도 대부분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대략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고(심지어 자신의 문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제작자도 그걸 자기 나름대로 이해해서 만들어야만 하지요. 당연히 왜곡이 생깁니다. 그래서 정확한 치수를 사용해도 발에 맞지 않는 부츠가 나오게 되는 겁니다.
그래도 맞춤부츠가 좋은 점은 이런 문제점을 부츠를 신어가면서 고쳐볼 수 있다는 겁니다. 크기나 길이가 틀렸다면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치수만 조금 조절하면 되니까요. 그보다 더 미세한 조정은 사용할 사람이 신어보면서 불편한 점을 제작자에게 말하고 조정해서 다시 신어보고 다시 고치고 하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내 발에 가장 잘 맞는 부츠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피겨부츠도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발에 맞는 것을 구할 수 있을겁니다.
심지어 스케이트날까지 변수로 고려한다면 더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구요.
(일단 연아선수가 스케이트 날에 문제를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입니다만)
 
연아선수가 워낙 부츠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으니 이번 부츠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랬는데 역시 쉽지가 않군요. 그래도 가장 속상한 것은 연아선수일테니 모두들 차분하게 기다려주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연아선수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조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첫번째 시도가 좋은 성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가 꼭 해결될 수 있을거라고 믿고 기다려주세요. 다음에 오는 부츠는 꼭 좋은 성과가 있을겁니다.
 
 
..........................................................................................................
에....이건 그냥 저의 잡생각이지만요....
 
연아선수가 부츠때문에 고생을 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1년-1년 반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기존에 신어왔던 부츠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던 것 같구요. 최근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잦은 부상이나 스케이트가 망가지는 이유가 스케이트 자체에서 오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서 연아선수의 신체적 성장때문일 수도 있고, 스케이팅방법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거나 버릇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부츠를 찾기 위해서 계속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런 문제가 부츠 이외에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 번 분석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일단 체전 이후에 캐나다로 가게 될텐데 코치님과 스케이팅법에 대해서 심도있게 분석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늦어도 세계선수권 끝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꼭 그렇게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에서 코치님과도 의논하고 국가대표를 위한 운동분석가들이라던지 연맹관계자분에게도 조언을 구해보면 어떨까요. 조금씩 다른 눈으로 보고 계실테니까 의견을 모아보고 부츠를 만드시는 분과도 그런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 해보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에 연아선수가 사용했던 부츠의 제작사와도 의논을 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연아선수의 스타일과 가장 맞았던 제품일테고, 그 제작사도 중점을 두는 제작 포인트가 있을테니까 계속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의논을 하면 의외로 좋은 의견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모로 가더라도 서울에 가면 되니까....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봐요.....^^;;
 
우선은 얼마남지 않은 체전까지 몸상태가 더 좋아지기를 바라고 세계선수권까지 큰 무리없이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부츠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해야겠지요.
그때까지는 모두들 차분하게 기다려봐요....^^



원출처: Daum 연아카페 볼래님 http://cafe.daum.net/figureyeona/5zbS/2048



Comments